비상사태

 

저온구역 화재 발생

 

반복한다
저온구역 화재 발생

 

전 승무원 구명선으로 대피

 

20초 후 우주비행 재개

 

"피오리나 퓨리 161행성
광석 제련소"

 

"Y염색체 이상범죄자
노동 교도소"

 

"경비 삼엄"

 

구명선이 불시착했소

 

해변에 또 있을 거요

 

가 봐요!

 

정신 차려요

 

"퓨리 161행성, C급 교도소
구명선 2650 호 불시착"

 

"유일한 생존자-
리플리 중위"

 

"힉스 상병 사망"

 

"신원미상 여아 사망"

 

"약 10세 추정"

 

"긴급 구조 요청"

 

"답신 바람-앤드류 소장"

 

"수신-
퓨리 161행성 교도소"

 

"웨이랜드 유타니
메시지 수신 확인"

 

자, 시작합시다

 

어서 모이라고

 

시작해, 딜런

 

주님, 인내심을 주십시오

 

나약한 죄인들을
긍휼히 여기사

 

그 날까지 함께하게 하소서

 

아멘

 

수고했네

 

사건의 전모를 밝히겠다

 

몇 명은 알겠지만

 

아침 6시, 337형 구명선
한 척이 불시착했다

 

생존자 한 명, 사상자 두 명

 

부서진 합성인간 하나로

 

생존자는 여자다

 

예뻐요?

 

우린 금욕서약을 했고
그 항목엔...

 

여자도 포함돼 있소

 

- 잘 지켜왔어요!
- 닥쳐, 모스

 

그 여자가 맘대로

 

우리들 속에 섞이는 건
참을 수 없어요

 

형제는 외부인, 특히...

 

여자로 인해

 

영적 공동체가 흔들릴까
걱정하는 거요

 

그럴 줄 알고

 

구조대 파견을 요청했으니

 

1주일 안에 여자를
데려갈 것이다

 

김샜군!

 

- 상태는 어떻소?
- 심한 외상은 없지만

 

혼수상태라 아직은
뭐라 말할 수 없어요

 

- 깨어날까?
- 그럴 겁니다

 

구조대가 올 때까진 여자 혼자

 

의무실 밖으로
나오지 않게 조심하게

 

네

 

다들, 쓸데없이 흥분 말고
맡은 일에 전념하도록!

 

알겠나? 좋아

 

이상이다

 

알겠소

 

서두르는 게 좋을 거다

 

뭐죠?

 

내가 조제했소
일종의 각성제지

 

- 의사예요?
- 클레멘스라고 하오

 

- 여기 의무실을 맡고 있소
- 여기?

 

퓨리 161호 행성

 

웨이랜드 유타니의
노동 교도소지

 

잠깐이면 돼요

 

안정제 효과가 있소

 

이 때문에 머리카락을
밀어야겠소

 

회복되면 음모는
직접 밀어요

 

여긴 어떻게 왔죠?

 

구명선이 불시착했소

 

우주선 본체에서 분리 돼
비상 착륙했지

 

얼마나 잤는지 알겠소?

 

갑자기 외부로 나와
몸에 무리가 갈 거요

 

- 2주는 앓겠죠?
- 그렇소

 

- 제 동료들은요?
- 유감이오

 

- 네?
- 목숨을 잃었소

 

구명선에 가야겠어요

 

- 아직은 무리요
- 옷 좀 갖다 줘요

 

맨몸으로 갈까요?

 

여기 수감자들의 특성상
입는 게 낫겠죠

 

몇 년 째 여자구경 못했으니

 

나도 마찬가지고

 

원래 5천명이나 있었는데

 

25명에 간수 하나로 줄었소

 

- 왜죠?
- 불을 지켜야 하니까

 

무슨 불요?

 

용광로요!

 

천연 메탄 공장이 있소
리플리 중위

 

죄수들이 유독 폐기물 용기인
납 판을 만들죠

 

내 이름을 어떻게 알죠?

 

속옷에 새겨져 있었소

 

줄을 풀어!

 

- 시체는 어딨죠?
- 안치소에 있소

 

조사 팀이 올 때까지
거기 둘 거요

 

- 로봇은요?
- 고장 나서

 

박살 난 조각들은 모아
폐기장에 버렸소

 

상병은 안전장치에 찔렸소

 

드문 일이지

 

아이는요?

 

저온관에서 익사했소

 

고통은 못 느꼈을 거요

 

유감이오

 

- 왜 그래요?
- 어디에 있죠?

 

안치소에요

 

봐야겠어요

 

확인하겠다고요

 

고집 피우는
이유가 있나 보죠?

 

어떻게 죽었는지
알아야겠어요

 

또 얘기하기 싫지만

 

익사했다고 했잖소

 

딸 이었나요?

 

아뇨, 그건 아니에요

 

- 잠시 혼자 있어도 될까요?
- 그럼요

 

용서해 주렴

 

뭐 하는 거죠?

 

괜찮소?

 

아뇨

 

- 부검을 해야 돼요
- 뭐요?

 

정확한 사인을
규명해야 돼요

 

익사했다고 했잖소

 

확실치 않아요

 

부검해 봐야 돼요

 

- 정상이 아니군
- 다 이유가 있어요

 

그 이유를 알아야겠소

 

전염될지도 몰라요

 

뭐가 말이오?

 

- 콜레라요
- 콜레라?

 

2백 년 전 소멸된 콜레라가?

 

부탁해요

 

모두 정상이군요

 

감염이나 질병의 징후는 없소

 

흉부를 열어 봐요

 

조심해요

 

폐요

 

분비액이 가득 찼소

 

익사가 틀림없군

 

난 바보가 아니오

 

찾는 게 뭔지 말해 봐요

 

- 클레멘스 씨
- 소장님

 

여긴 리플리 중위입니다

 

- 무슨 일이오, 클레멘스?
- 그래, 무슨 일이오?

 

다행히 중위의 상태가
많이 호전됐고

 

공중보건을 위해
사체를 부검 중입니다

 

- 허락도 없이?
- 긴급한 일이라서요

 

다행히 전염병 징후는
없습니다

 

그거 잘됐군, 하지만 중위가
죄수들 앞을 얼쩡거린 건

 

썩 옳지 않았어

 

앞으로 중위의
건강 상태를 보고하게

 

- 무리한 부탁인가?
- 시체를 화장해요

 

구조대가 올 때까지
냉동보관 해야 돼요

 

얼음에요

 

모두의 건강이 달렸어요

 

중위는 전염병 가능성을
우려하는 겁니다

 

- 징후가 없다고 했잖소
- 아이가 익사한 듯 하지만

 

정밀검사가 아닌 한
장담할 수 없죠

 

악성 바이러스를 방치하는 건
현명하지 못합니다

 

콜레라가 창궐하면
지옥이나 다름없으니까요

 

이곳에 수감된 25명은

 

Y염색체 이상 자들로

 

강탈, 강간, 살인 등을
저지른 인간말종들이오

 

종교를 가졌다고
악한 본성이 바뀌진 않소

 

그들의 신념이나

 

질서를 깨면 안 되오

 

어떤 파문도 원치 않아

 

여자가 활보하는 건
더더욱 원치 않소

 

제 안전도 중요하니까요

 

그거요

 

장례절차를 알려 주겠소,
클레멘스 씨

 

용광로를 써도 되지만
22시까진 전원 복귀하도록

 

이게 웬 떡이야

 

- 무슨 소리야?
- 죽은 소가 생겼잖아...

 

이가 우글거리는군

 

일곱 마리만
처리하면 끝이야

 

놈들을 씻어내고 나면
신발이 엉망이 돼

 

그나저나, 프랭크
기회가 오면 뭐라고 할 거야?

 

- 무슨 소리야?
- 말할 기회 말야

 

- 우연히 만나면?
- 그래

 

식당 같은 데서
마주칠지도 모르잖아

 

난 여자 꼬시는데 도사라고

 

날씨 얘기로 말을 튼 다음
도울 일없느냐고 물은 다음

 

위아래 쭉 훑으면서

 

음흉한 미소와 함께
윙크를 해

 

그럼 알아먹겠지

 

방댕이에 키스해 달라고
매달리겠지?

 

난 방댕이든 어디든
가리지 않을 거야

 

여자는 너무 잘해 줘도
안 되잖아?

 

여왕은 창녀처럼, 창녀는
여왕처럼 대하면 된다니까

 

아이는 왜 죽은 거야?

 

글쎄, 질식한 거 같아

 

- 몇 살 정도였어?
- 기껏해야 11살

 

신경 꺼, 곧 불길 속에
쳐 넣어질 텐데

 

그래

 

프랭크, 이게 뭐야?

 

한 아이와 사내를
주님 품으로 보냅니다

 

밤의 그림자로부터
벗어난 육신은

 

어둠과 고통에서

 

해방됐습니다

 

이들은

 

이승을 떠나

 

영원한 생명을

 

얻었습니다

 

누구나 흙에서 나

 

흙으로 돌아갑니다

 

왜죠?

 

왜 죄 없는 어린양입니까?

 

왜 희생되어야 하죠?

 

고통은 왜 있습니까?

 

모든 건 예측 불허요

 

정해진 건 없습니다

 

부름 받은 자만이
구원받고

 

남은 자들의 고충과
슬픔은 잊혀집니다

 

이제 기쁜 마음으로 육신을

 

돌려보냅니다

 

씨앗이 꽃으로 피어나듯

 

아무리 하찮은 죽음이라도

 

생명을 약속하는

 

새로운 시작입니다

 

아멘

 

골 때리는 일이야
유일한 생존자가 여자라니

 

자...

 

안 좋은 소리가
자꾸 들리던데

 

문제가 뭐지?

 

털어놔 봐, 형제들

 

알았어

 

어둠이나 벌레도 참을 만 해

 

춥고 축축한 터널을
헤맬 수도 있다고

 

근데 골릭은 못 참겠어

 

- 너도 그렇게 생각해?
- 미친 데다 냄새가 나

 

같이 못 다니겠어

 

당사자 기분은 어떠신가?

 

불평하지 마

 

골릭이나 너희나
불쌍한 건 마찬가지니까

 

- 악취는 못 참겠어
- 미쳤고

 

잔소리 말아

 

일들이나 하라고

 

골릭 불평은 다신 하지 마

 

알아들었어?

 

- 내 생각대로군
- 그러게요

 

장례식에서의 기도
고마웠어요

 

- 두 사람도 감사했을 거예요
- 내가 누군 줄 알고?

 

살인자에 강간범이오

 

그래요?

 

신경에 거슬렸나 보군요

 

- 신앙심은 있소?
- 별로요

 

여긴 넘치는 곳이니

 

당신에게 나눠주지

 

- 여자는 제외 아닌가요?
- 여자는 처음이지만

 

우린 참기 힘든 사람도
받아 준다오

 

고맙군요

 

규율을 말한 것뿐이니
오해는 말아요

 

기다리기 좋은 곳이오

 

아직까진... 유혹도 없고

 

기다리는 게 뭐죠?

 

주님이 우리를
구원해 주길 기다리고 있소

 

딜런과 죄수들은

 

5년 전부터
종교를 믿고 있소

 

한 모금 줘요?

 

- 약물치료 중이라
- 글쎄...

 

- 어떤 종교죠?
- 일종의 종말론으로

 

천년왕국설과
기독교 원리주의요

 

- 그렇군요
- 네

 

회사가 여길 폐쇄하려 하자

 

딜런과 나머지 신자들이
남겠다고 해

 

교도관 둘과 의무관이

 

이곳에 파견됐소

 

그렇게 된 거요

 

당신은 어쩌다
여기 왔죠?

 

머리 맘에 들어요?

 

그런대로요

 

그렇지 않아도 나빴던
소장과의 관계가

 

당신 때문에 더욱 악화됐소
게다가...

 

퓨리 161행성의
뒷얘기까지 해줬으니

 

이제 소녀의 몸에서
찾던 걸 말해 줘요

 

내게 관심 있어요?

 

어떤 면에서?

 

알잖아요

 

직선적이군

 

오랫동안 떠돌아 다녔으니까요

 

나도 그렇소

 

당신에게 고맙지만

 

질문을 비껴가는군요

 

물론 기분은 좋았소

 

분위기 깨는군요

 

할 일이 좀 있소
시체는 왜 화장하라고 했죠?

 

이 기회에 대답을
꼭 들으시겠다?

 

내 침대에 있어서가 아니라
난 사실을 알아야겠소

 

악몽을 꾼 후
사인을 규명하겠다 다짐했죠

 

제 실수니까요

 

그럴듯해

 

실수를 또 저질렀군요

 

- 실수라니?
- 죄수와 친해졌으니

 

육체적인 접촉도
규칙위반이죠?

 

물론이오

 

- 언제 그랬소?
- 몰라서 묻나요?

 

난 죄수가 아니오

 

뒤통수의 바코드는요?

 

얘기할 때가 됐지만

 

아직은 일러요

 

미안하오
둘 다 서툴기는 마찬가지군요

 

클레멘스 씨

 

애론 씨

 

앤드류 소장이
22번 통풍구로 오랍니다

 

- 사고가 있었어요
- 심각한 가요?

 

죄수 한 명이
갈기갈기 찢겨나갔죠

 

이만 가 봐야겠소

 

일이 생겼어요

 

- 누구지?
- 머피요

 

- 어떻게 알죠?
- 그의 신발이오

 

제가 일을 시켰어요
칠칠맞더니만

 

자네 잘못이 아닐세, 애론

 

보시다시피
즉사했어요

 

젠장

 

환풍기에 빨려 들어갔군

 

- 공기압이 높아졌다 치고...
- 나도 당해 봤어요

 

환풍기 조심하라고
그렇게 얘기했건만

 

- 말 안 듣더니
- 근데 이건 뭐지?

 

- 뭐죠?
- 글쎄요

 

클레멘스 씨, 30분 안에
내 방으로 오시오

 

여기 있었군

 

혼자 돌아다니는 걸
소장이 알면 날 뛸 거요

 

- 사고가 있었다고요?
- 죄수 하나가 죽었소

 

그래요?
어떻게 죽었죠?

 

통풍구로 빨려 들어갔소

 

3미터나 되는 통풍구죠

 

사건 현장 근처에서
뭔가 발견했는데

 

불에 탄 자국 같아요

 

아이의 저온관에
있던 것과 비슷했소

 

이봐요
난 당신 편이오

 

사실을 알아야 돕죠

 

생각이라도 말해 봐요

 

정말 돕고 싶으면
비행기록을 재생할

 

음성 컴퓨터를 구해 줘요

 

여기에 그런 건 없소

 

- 비숍은요?
- 비숍?

 

로봇 말이에요

 

길을 알려 주겠소

 

난 소장한테 가 봐야 하니까요

 

골릭, 가만히 좀 있어

 

이게 다 뭐야?

 

질질 흘리겠네

 

- 잘하는 게 뭐야?
- 잘 먹잖아

 

골릭, 머피를 위해
불을 밝혀 줘

 

기꺼이 하지

 

나에 대해 한마디
불평도 없었어

 

사랑했던 친군데

 

머리가 박살 났다는 게
사실이야?

 

누구 성냥 없어?

 

- 앉으시오
- 고맙소

 

- 설탕?
- 아뇨

 

- 연유는?
- 약간만요

 

나가보게, 애론

 

날 또 한번 갖고 놀면
아주 끝장을 내겠소

 

무슨 얘긴지...

 

7시에 연락이 왔지

 

생전 처음 받아본

 

특급 전송이었소

 

중요한 여자니까
잘 돌보라고 하더군

 

- 왜죠?
- 그건 모르지

 

왜 의무실 밖으로 내보냈소?

 

괜히 여자 때문에 들떠

 

놈들이 흥분한 바람에
머피가 죽은 거요

 

난 의사고 간수는 당신이죠

 

그걸 누가 모르나?

 

앉아요!

 

내가 떠날 걸 그랬소
탐탁치 않은 모양인데

 

잘 생각해 보시오

 

당신의 추잡한 과거를
그 여자가 알면 어떨까?

 

다 그 여자를 위해서요

 

앉으라니까

 

당신은 예측불허에
건방지고 위험하지

 

뭐든지 의문을 제기하고

 

의무관이 필요없다면
얼굴 붉힐 일도 없을 텐데

 

- 나도 감격했겠죠
- 그만 비꼬시오

 

이제 말해 보시지

 

- 뭘 말이죠?
- 여자에 대해 말이야

 

자나깨나 여자 곁에
있으니

 

건강상태 이외에도
잘 알 거 아니요

 

뭐 들은 거 없소?

 

어디서 왔으며, 임무는 뭐고
구명선에선 뭘 했는지...

 

전투 부대에 있었던 거 외에
나머지는 기밀인 듯 했소

 

더 이상은 안 물어 봤고

 

- 그게 사실이오?
- 그렇소

 

- 아무 것도?
- 그렇소

 

나가 보시오